울산시립미술관 24일부터 ‘일생에 단 한 번’ 기획전시 개막 한국계 미국인 작가 진 마이어슨 작품 전시 울산시립미술관은 24일부터 2024년 1월 28일까지 매체 예술 전용관(XR 랩)에서 ‘일생에 단 한 번’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진 마이어슨(Jin Meyerson, 1972)의 이번 전시는 일진월보(日進月步)하는 AI 정의역(定義域)의 가장자리에서 작가의 25년을 되돌아본다. 이번 전시에서는 300여 점의 회화와 그 바탕이 되었던 디지털 원자료가 미가공 데이터로 환원되고, 인공지능 학습 알고리즘에 입력되어 '사랑', '상실', '탄생', '트라우마', '화해', '사망' 등의 키워드 프롬프트에 따라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한다. 각 키워드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해외 입양인으로 성장한 마이어슨의 자전적·작가적 단편을 이룬다. 작가의 창작 전반을 형성하는 역인과(逆因果)의 개념이 반영된 LIDR(광파 감지 및 거리 측정 레이더) 스캔과 비디오 작업, AI 생성 결과물이 가상의 입체 공간에 밀집되었다. 이 실상의 대체적 공간 안에는 과현미(過現未)의 층위와 광학적 오버레이가 얽혀있다. 인간의 무의식과 기계 인공지능이 가진 유사점과 차이점에 각인하여 낯선 문화를 마주한 사람의 시각 연산과 AI의 시각인식 한계점이라는 교차점에 주목한다. 사진이나 실제 피사체 대신 디지털 및 가상 원자료를 사용하는 '프론티어 광학(Frontier Optics)'의 초기 채택자인 마이어슨은 90년대 후반부터 전통 회화 기법에 아날로그 및 디지털 왜곡 레이어에 무작위화 소프트웨어 효과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그의 초기 활동은 크게 두 지향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하나는 뉴욕의 화단에서 소멸하여가던 현대 회화의 맥을 이어가고 회복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있었고, 또 하나는 한인 디아스포라, 특히 탈식민지화, 이주, 어긋나버린 역사에 대한 작가의 응어리가 있었다. 기존의 방식대로는 풀리지 않는 주제를 마주하게 된 마이어슨은 원자료의 스캔본에 무작위 왜곡 필터를 적용하고 샘플링 방식을 통해 표준화된 전략과 정형화된 전유 방식과 진부한 아이덴티티 아트를 우회하며 돌파구를 찾았고, 이를 통해 기점이 된 경계와 작업 방식 너머의 영역을 탐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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