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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 슈타이얼은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활발한 작품 제작과 저술 활동을 통해 시각문화와 동시대 이미지 제작 기술 전반에 대한 예리하고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21세기 미디어 이론 측면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2019년 베를린 예술원의 케테 콜비츠 상을 받았다. 그의 작업은 글로벌, 디지털, 네트워크화된 삶을 다각도로 조망하며 다큐멘터리 영화 기법, 사변적 픽션, 1인칭 서사를 뒤섞는다. <이것은 미래다>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단편 영화와 비디오 조각, 공간적 개입(spatial intervention)을 혼합하여 몰입형 환경을 구성한다.
영상은 예측 알고리즘에 의해 교도소에 갇힌 헤자(Hêja)에 관한 이야기이다. 헤자는 교도관을 피해 정원을 가꾸고 식물을 보호하지만 이내 발각되어 소각된다. 또 다른 목소리인 인공 신경망은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함께 미래에 식물과 아름다운 정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견을 내놓는다. 미래 정원에 피는 식물들은 SNS 중독으로 뇌가 병든 사람을 치유하거나, 독재자를 독살하기도 하는 등 마술적인 치유의 힘을 가질 것이라는 인공지능의 예언은 현재와 미래의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또 다른 목소리인 작품의 사운드트랙은 유명 음악가인 코제이 래디컬(Kojey Radical)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은 미래다> 구성 요소인 <파워 플랜츠>는 ‘파워(power)는 모든 디지털 기술에 필요한 조건'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자연 요소의 생태적 힘과 복잡한 권력 등을 포함한, ’파워‘라는 단어가 가지는 여러 가지 함의를 황무지에서 자라는 원시 정원이 선사한 영감을 통해 보여준다. <이것은 미래다>에서 헤자가 숨긴 식물들은 0.04초 후의 자기 미래를 시각화하며 반복적으로 피고 진다. 강인한 생명력을 내뿜는 미래의 식물은 철제 구조물을 줄기로 하고 자갈밭을 토양 삼아 자란다. 식물 주변의 패널에는 독재 정치 체제나 소셜 미디어 중독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역설적인 문구가 나타난다. 작가는 이 작품이 우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으로 설명한다. 그녀는 식물이 “정치적 특성이나 능력을 많이 내포하고 있는 시대를 상상합니다. 식물이야말로 현재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현재가 실제로 허용하는 것보다 더 낙관적인 자연에 대한 비전을 볼 수 있습니다…<이것이 미래다>는 이론적으로 인공지능이 오늘날 기업 빅 데이터의 세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그 대신 탄력적인 미래를 향한 예상치 못한 경로를 발견합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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