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수컷 호사도요를 따라다니는 4마리의 새끼 호사도요. 조현표 울산 새(鳥) 통신원 제공.
아빠 수컷 호사도요를 따라다니는 4마리의 새끼 호사도요. 조현표 울산 새(鳥) 통신원 제공.

울산시는 천연기념물 나그네 새 ‘호사도요’가 울산 울주군 온양읍 남창 들녘에서 관찰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14∼20일 논 한 가운데서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수컷의 모습, 알에서 깨어난 새끼 4마리가 아비를 따라 다른 논으로 이동하는 장면 등이 탐조 활동가들을 통해 여러 차례 확인됐다.

수컷 호사도요의 품을 파고드는 새끼 호사도요. 조현태 울산 새(鳥) 통신원 제공.
수컷 호사도요의 품을 파고드는 새끼 호사도요. 조현태 울산 새(鳥) 통신원 제공.

시는 “호사도요가 울산에서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호사도요는 여러 식물로 둘러싸여 위장이 용이한 습지나 휴경지, 하천에 둥지를 튼다. 몸 윗면은 어두운 녹갈색이고 얼굴에서 가슴까지 적갈색이며 가슴은 폭넓은 검은색으로 암컷이 수컷보다 더 화려하다. 암컷이 구애를 위해 접근하면 수컷이 선택해 번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암컷은 알만 낳을 뿐 수컷이 품고(포란·抱卵), 전담해 새끼를 기르는(육추·育雛)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암수 공동 포란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울산시와 울주군 천연기념물 관리 부서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 둥지가 위치한 논의 경작자에게 호사도요 둥지 보호를 위해 모내기 연기를 부탁했다. 시 관계자는 “울산에서 천연기념물이 찾아와 무사히 번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농민에게 감사드린다”며 “새들이 편하게 왔다가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관찰 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호사도요는 영암, 낙동강 하류, 고창, 무안, 제주도 시화호, 화성 호곡리 등지에서 번식이 확인된 바 있다.

장상민 기자